푸른 산 아래, 우리가 청춘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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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 아래, 우리가 청춘이던 날
산은 그날도 푸르렀고
마른 풀 위로 햇살이 비스듬히 누웠다.
철모를 무릎 곁에 내려놓고
우리는 카메라 앞에서 잠시 숨을 골랐다.
말없이 어깨를 겹치던 열세 사람.
웃음보다 먼저 찾아온 것은
서로가 곁에 있다는 든든함이었다.
바람은 낡은 군복 자락을 스치고
먼 능선은 아무 말 없이
우리의 젊은 날을 내려다보았다.
그때는 몰랐다.
평범하게 지나가던 이 하루가
훗날 가장 오래 빛나는 날이 될 줄은.
세월은 필름처럼 바랬어도
그날의 눈빛만은 바래지 않아서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그 들판의 바람 냄새가 난다.
스물의 우리여,
푸른 산 아래 나란히 서 있던 날들이여.
세월은 멀리 흘러왔지만
우리는 아직
그날을 잊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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